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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발견한 나의 분리 불안

최근에 어떤 꿈을 꿨다. 

아마 낮에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위험할 뻔했던 날 인것 같다. 

꿈에서 아이가 큰 미끄럼틀 입구에 혼자 앉아 있었다.

"만복아 기다려! 엄마 금방 갈게!"라고 내가 외치는 순간, 아이가 휙 하고 내려갔다. 

나는 얼른 뒤쫓아 미끄럼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중간에 네 가지 갈림길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중에 어렴풋이 아이의 뒷모습이 보이는 통로로 따라 들어갔다. 

그런데 내려와 보니 아이는 없었고, 다른 아이들만 보였다. 

나는 얼른 아이를 찾으려고 하는데, 미끄럼틀을 다시 거꾸로 올라갈 수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조급하게 두리번거리다 꿈에서 깬 듯하다. 

 

이 꿈이 무슨 의미일까 여러 번 생각했다.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아이가 다칠까 염려하는 나의 불안이었나? 

 

근데 오늘 상담하면서 한 가지 느낌이 떠올랐다. 

내가 통제할 수 없음. 

나와 분리되어 저 멀리 내려가버린 아이. 

그 이야기를 하는데 눈시울이 붉어졌다. 

씁쓸한 맛이 났다. 

 

나와 분리된, 독립된 인격체인 아이를 바라보는데 슬프고 씁쓸했다. 

붙잡고 싶고 영원히 내 품에 안고 있고 싶은데. 

 

이것이 나의 분리불안이구나. 

돌이 지나고 자유롭게 걸어 다니면서 이제는 내가 안 보여도 혼자 이 방 저 방 다니며 잘 논다. 

돌치레까지 끝내고 난 요즘은 정말 훌쩍 커버려서 남편이 보기에도 이전과 달라 보인다고 한다. 

우리가 웃으면 따라 웃고, 우리가 내는 소리를 따라 하고, 의사표현도 정말 많이 한다. 

 

이렇게 아이가 성장하고, 나는 분리를 맞이한다.